[아침시평] 빛가람에 신경 좀 씁시다
| 등록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4-06-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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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가람에 신경 좀 씁시다
김영주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가 하루가 다르게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지난해 3월 우정사업정보센터의 이전을 시작으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이 이전을 완료하고 신청사에서 업무를 개시했다. 올 연말 한국전력공사의 이전을 정점으로 16개 이전 예정기관 대부분이 빛가람 혁신도시에 둥지를 틀게 된다. 2007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최고의 명품 혁신도시 ‘빛가람’ 건설 사업이 외형적으로 점차 완성 되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취지가 국토균형발전이기에 우리는 이전기관이 잘 정착해 지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우리 공동체의 일원이 되길 기대한다. 하지만 이전기관 내부에서는 이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연고가 없는 1,300여명의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빛가람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지만 환경은 여전히 분주하고 소란스럽고 황량하다. 일터와 일상을 낯선 곳으로 옮겨 와 외롭고 불안하며, 거주, 자녀교육, 문화생활 등 원하지 않던 환경에 적응하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전기관 임직원들이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은 개별기관이나 개인 차원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성패가 이전기관 임직원들이 그 지역에 잘 정착해 지역발전의 초석으로 자리 잡는데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제 점차 면모를 갖추고 있는 혁신도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우리 지역이 적극적으로 나서 이전기관들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다양한 고민과 노력을 해야 한다.
우선 이들에 대한 따뜻한 이해와 인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어찌 보면 생계를 위한‘억지 춘향’이전이기에 모든 것이 낯설고 걱정스럽다. 우리가 그들의 입장에서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당분간 우리의 요구는 미뤄두고 그들의 요구를 듣고 해결을 위한 성의를 보이는 것이 우선이다. 그들이 보다 편하고 빠르게 업무효율을 정상화 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전으로 인해 2류 지방기관으로 전락하거나 이전기관의 중요 기능을 서울에 남기거나 외부로 빼앗긴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아니기 때문이다. 빛가람은 번잡하고 소란스런 가운데서도 하루가 다르게 도로, 주택 등 하드웨어적인 인프라를 갖추어져 간다. 하지만 교통, 의료, 문화 등 임직원들의 삶과 밀접한 소프트웨어 측면은 막막하고 아득하게 멀어만 보인다. 이러한 소프트웨어는 시간과 배후인구를 필요로 하기에 분당이나 남악신도시에서 보듯 최소 5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일상생활, 직장생활, 여가활용 등에서 자연스러운 접점을 만들어가야 한다. 최근 이전기관들이 지역인재 채용을 위한 채용설명회 개최, 지역사회공헌 활동, 포럼구성 등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에 맞춰 지역에서도 이전기관과 지역사회가 융화되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지역에서 운영하는 각종 협의회, 위원회에 위촉하여 지역의 이슈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임직원들이 대학, 기업, 연구소 등과 교류를 촉진하여 강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의 여러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적인 부분도 인근대학 연구시설이나 통학버스를 상호 공유하고 병원과 긴급의료체계를 구축한다거나 지역 농협과 연계한 직거래 장터를 주기적으로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주말 여행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각종 교육, 취미 프로그램을 맞춤형, 주문형으로 기획하고 지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진정한 의미의 혁신도시 건설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성공은 이전하는 공공기관의 역량과 문화가 오롯이 우리와 동화될 때 완성된다. 결국 이전기관과 임직원들이 지역사회에 융화되도록 우리가 그들의 입장에서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정된 역량으로 모든 것을 일시에 만족시킬 수 없기에 우리의 매력인 풍광, 문화와 예술, 그리고 따뜻한 정으로 우리의 진심과 정성을 보여야 한다. 그들의 불평을 듣고 해결하려는 열정을 보인다면 그 결과와 무관하게 그들은 우리의 일부가 될 것이다. 지자체, 관련기관, 지역사회 모두가 협력하여 이전기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그들과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
무등일보 아침시평 / 2014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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