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세평] 2012년, '오디션 천국'의 해로
| 등록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2-0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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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오디션 천국'의 해로
전남문화산업진흥원장 김영주
작년 한해를 돌아보면 문화현상에 두드러진 특징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오디션 광풍이다. ‘오디션 열풍’으로 시작된 표현은 ‘오디션 공화국’으로 바뀌더니 드디어 ‘오디션 천국’이 됐다. 2009년 ‘슈퍼스타K’의 폭발적 성공으로 불이 붙기 시작한 오디션이 예능 전 분야로 확산됐다. 가수도, 아나운서도, 연기자도, 스포츠댄서도, 슈퍼모델도, 오페라가수도, 밴드도, 심지어 무주택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해 주는 것(MBC 집드림)까지 공개 오디션으로 뽑는 세상이 됐다. 오디션 프로그램도 10개가 넘고 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200만 명에 이른다. 4살 어린이로부터 91살 할머니까지, 의사·변호사·요리사·기자까지 가수를 꿈꾼다. 오디션은 지난해도, 올해도 문화현상의 확실한 아이콘이다.
오디션의 특징은 첫째, 누구나 출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별한 자격이나 기준이 필요치 않아 누구나 출연하고 연예인이 될 수 있는 열린 기회다. 둘째, 미모, 춤, 연기력, 스토리 등의 정형화된 스타의 기준을 주 종목의 실력을 중심으로 단순화시키고 수많은 출연자를 통해 다양화시켰다. 셋째, 보통사람에서 연예인으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과 참가자들의 역경과 노력 등을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서 시청자에게 현실성을 어필한다. 넷째, 다양한 소재 및 참신하고 다양한 진행방법을 통해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섯째, 기존의 인맥, 학맥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인재를 발굴해 낸다. 연길의 밤업소에서 일하던 조선족 청년과 평범한 환풍기 수리공을 스타로 만들 수 있다. 여섯째, 진정한 실력을 갖추면 공정한 평가를 받아 인생역전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오디션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전문가와 시청자를 통해 공정한 심사를 받아 스타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힘없고 배경 없는 자도 실력으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우리 모두를 참여, 용기, 자신감, 재미, 공감, 즐거움이란 행복도가니에 빠지게 한다. 그럼에도 오디션 광풍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문제점 또한 적지 않다.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 가뜩이나 연예인에 대한 ‘묻지 마’ 선망에 기름 부은 셈이 됐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대다수가 연예인이 되려 한다면 심각한 국가문제다.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태부족한 인적자원들이 연예산업으로 몰리면 좁은 연예시장에서의 과도한 경쟁, 그리고 다른 산업이나 분야의 인력의 부족으로 나타나 큰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친구 따라 장에 가고, 우물에서 숭늉 구한다’는 부화뇌동하는 조급증의 한 단면도 보인다. 대다수 오디션 프로그램이 미국이나 영국의 프로그램의 틀이나 양식을 베꼈다는 비판도 있다. 좋은 것을 배우고 베끼는 것은 심각한 문제는 아니나 너도 나도 베끼는 것은 시청자를 쉽게 식상하게 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많은 방송매체들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은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문제, 많은 시청자의 헛된 꿈을 키운다는 비판도 있다. 프로그램의 흥미를 위해 출연자들의 사연들을 과도하게 공개함으로서 생기는 부작용 또한 가볍지 않다. 성공하지 못한 많은 출연자들이 겪을 충격이나 좌절 또한 ‘아는 게 병이요, 모르는 게 약’이란 후회를 만들 수 있다.
이제 오디션의 장점만 북돋우고 단점을 제거해 ‘오디션 천국’을 만들어야 한다. 올해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총선과 대선이 있다. 오디션이 공개성과 공정성으로 시청자의 폭발적인 성원을 끌었듯이 우리 사회도 정치도 열린 기회와 공정한 평가란 신뢰를 회복하고 꾸미고 만든 스펙이 아닌 진정한 실력으로 성패가 갈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 정치도 국민 모두를 참여, 용기, 자신감, 재미, 공감, 즐거움이란 행복도가니에 빠지게 해야 한다. 금년에 우리가 반드시 실행해야할 ‘문화 대한민국’만들기의 최우선 과제다.
[전남매일 화요세평/2012년 1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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