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평] 빅토르 안과 안현수
| 등록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4-0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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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소치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김연아 선수의 은퇴와 은메달로 희석되기는 하였지만, 이번 올림픽의 중요 이슈 중 하나는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 선수였다. 그는 이번 대회 3관왕을 달성함으로써 쇼트트랙 부분에서 최초로 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힘입어 개최국인 러시아는 20년 만에 동계올림픽 종합 우승의 자리를 차지했고, 안현수는 ‘러시아의 스포츠 영웅’으로 우뚝 섰다.
이번 대회에서 부각된 안현수 선수와 관련하여 크게 두 가지 왜곡된 관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 체육계의 현실을 질타하는 목소리다. 사실 여부를 떠나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가 언론에 노출되었고, 여론은 거의 일방적으로 안현수 편에 서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가 모든 면에서 옳았고 일방적인 피해자라는 시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안현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스포츠역사에 남는 영웅이 됐고, 우리가 비난하는 그 과정이 바로 안현수가 편하게 전념하여 운동하고 드디어 영웅이 된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파벌이 아니라 선수선발과 훈련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논점은 우리나라의 선수선발이나 훈련방법이 러시아 등 다른 나라의 시스템보다 공정하지 못하고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문제제기가 더 설득력이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쇼트트랙은 여전히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우리나라 시스템을 냉정하게 점검하고 개선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두 번째 관점은 안현수의 러시아로의 귀화를 변절, 배신으로 보는 시각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오늘날은 국적이 옛날처럼 중요한 가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제 분야에서의 국가적 경계는 이미 무너졌으며, 국내 다문화가정이 28만가구가 넘어설 정도로 국제결혼이 일반화됐다. 이는 스포츠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번 소치올림픽에 참가한 88개국 3천여명의 선수 중 4%인 120여명이 귀화했거나 외국 출신의 선수이다. 이번 안현수의 경우처럼 외국에서 사랑받는 한국 스포츠 스타가 많을수록 한국의 브랜드이미지는 증가한다. 김연아의 경우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가 1조원 넘게 나타나기도 했다. 안현수 사태의 교훈은 더 공정하고 매력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우리 선수들이 국내에서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고, 외국의 우수선수들이 우리나라로 귀화할 수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있다.
우리나라는 다음 동계올림픽의 개최국이다. 러시아는 개최국이라는 자존심과 4년 전 2010 밴쿠버 대회에서 종합 순위 11위로 추락하는 굴욕을 회복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 ‘올인’ 했다. 유치 과정에서부터 푸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섰고, 약 500억 달러(54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소치 대회가 ‘가장 비싼 올림픽’, ‘푸틴에 의한, 푸틴을 위한, 푸틴의 잔치’라고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개막식부터 오륜기 사고를 내는 등 가장 비싼 투자에도 시설이 완벽하지 못했고 횡령 추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경기마다 각종 오심과 편파 판정의 의혹과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24)를 은메달로 밀어내고 석연찮은 금메달을 차지한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에 대한 편파 판정 논란 등 홈 어드밴티지 의혹도 옥에 티였다. ‘소치 올림픽’을 ‘사치 올림픽’, ‘수치 올림픽’으로 빗대기도 하는 이유다. 여기서도 역시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기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절치부심하여 다음 올림픽에서 우뚝 서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반드시 성공한 올림픽으로 만들어야 한다. 모든 지구인들이 같이 모이고 스포츠정신으로 정정당당하게 겨루며 승패를 떠나 화합할 수 있는 올림픽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개최국으로 부끄럽지 않는 성적도 내야 한다.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오심도 줄일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창조적 시스템을 도입하고 한국이란 이름을 걸고 편파판정이나 홈 어드밴티지 의혹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2018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 최강국 러시아를 부끄럽게 만드는 온전한 스포츠정신이 중심이 된 역사적인 올림픽이 되도록 하자.
무등일보 아침시평 zmd@chol.com / 2014년 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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