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산학연 협력모델을 통한 지역기업 육성전략
| 등록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1-0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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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연 협력모델을 통한 지역기업 육성전략
순천대학교 김 응 곤
필자는 올해 초 지역에서 생산되는 찹쌀을 원료로 기능성 물질을 추출하여 판매하는 A기업과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오래 전부터 기술 개발을 해 온 터라 제품의 기능성과 차별성을 확보하여 사업화를 잘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었다. 그런데, 이 기업은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제품을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을 원료로 고부가가치의 다른 제품을 만들고 싶으나, 식품이 전공인 이 회사 임직원들은 단순히 미백용 세안용품 수준의 상품밖에는 만들지 못했던 것이다. 이 회사의 고민을 접하자 필자는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2년 전에 만났던 전남지역의 특화센터에 입주해 있는 B기업이 떠올랐다. B기업은 특히 기능성 화장품용 물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으로 두 기업이 만난다면, A기업에서 가공하고 남은 부산물을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생각되었다. 얼마 후 두 기업은 A기업에서 부족한 화장품 분야에 대한 기술과 시장에 대해 논의하며, 부산물을 활용한 새로운 화장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두 기업 간에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위와 같이 두 기업을 연결해줌으로써 A기업의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은 크게 절감하였다. 즉, A기업이 B기업을 만나지 못했다면, 자체적으로 화장품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해야 하거나, 시간과 돈을 들여 신뢰할 만한 전문가 또는 다른 기업을 찾아야 했을 것이며, 그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들지, 또한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를 해야 할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였다. 그러나, A기업에서 부족한 기술을 보유한 B기업을 연결하여 A기업의 고민을 해결하고 새로운 제품으로의 타당성을 분석하면서 사업화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전남의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는 총 11개이고 약 150여 개 사가 있으며, 특화센터 입주기업은 그 수가 250개사 이상이다. 각각의 기업은 다른 기업에 대해 잘 모르며, 오직 본인들의 비즈니스에만 몰두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서로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기업이지만, 각 기업의 장점과 단점을 잘 이해하고 연계 가능한 부분을 찾아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조정자(coordinator)만 있더라도 두 기업은 전혀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300만개로 전체 사업체수의 99%, 종사자수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은 약 22,000개이며, 그 중 종사자가 5인 이상인 사업체수는 2009년 통계청 자료 기준으로 약 2,500개가 있다. 지역 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을 어떻게 육성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일까? 이 글에서는 산학연 협력 활성화를 위한 각 주체별 역할을 중심으로 지역 기업 육성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의 역할이다. 대학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인력의 양성과 보급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대학의 우수 인력이 기업과의 공동연구 등 산학협력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대학의 체질개선과 새로운 교육모델 발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산학협력 역량강화를 위하여 첫째, 전문가 중심의 조직운영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산학협력과 기술이전은 우리나라 대학의 전통적인 업무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관련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매우 부족하다.
둘째, 대학이 보유한 다양한 자원에 대한 전략적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대학들의 연구역량은 상당한 수준으로 발달했다. 그러나 연구역량을 기술역량으로 전환하고 사회로 이전시키기 위한 관리역량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대학과 기업이 형식뿐인 협력이 아니라 실질적인 산학협력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대학들도 전략적 기술경영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셋째, 대학 연구자와 산업체 인사와의 교류와 협력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수요 지향적 R&D역량을 키우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세계적 기업들뿐만 아니라 국내기업들도 C&D(Connect & Development)이라는 연구개발 모델을 도입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의 CEO 등 임원진을 통한 학생 대상 강의 실시, 교수를 통한 기업 임직원 대상 강의 및 세미나 실시 등을 통하여 상호간에 자주 만나고, 토론하고, 고민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산학협력 활성화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넷째, 산업계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한 산학간 교류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인재수요를 대학에 전달하고 훈련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기업과 대학들 간에는 인적자원 개발협력에 적극적이어야 하며, 기업과 대학의 간담회 등을 통하여 기업이 필요한 맞춤형 교과목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기술개발 기반시설에 대한 활용도를 증대시켜야 한다. 기업과 대학에는 각종 첨단기술센터가 구축되어 있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유하고 있는 장비나 기술력뿐만 아니라 인적자원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기업은 산·학·연 협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보다 적극적인 입장에서 연계협력 체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계협력을 통해 기업 내부의 기술능력을 제고하는 한편, 정확한 기술개발 아이템 설정으로 협력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개발 완료 후 이미 개발된 기술로 확인되거나, 경영상의 미숙으로 시장진입이 늦어지거나, 또는 보유기술에 대한 지나친 확신 등으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따라서 기술시장과 미래기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지식재산권 등 기업의 경영활동에 필요한 지식의 범위를 넓혀가는 동시에, 창의적인 기술경영체제 도입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연구소는 국가의 기술정책을 주도하는 입장에서, 기술개발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개발된 기술의 이전 등을 통하여 적기에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원천기술이나 기반기술의 확보뿐만 아니라, 기업체와의 공동연구 진행 등을 통해 현장중심형 연구개발 지원체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한편,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산·학·연 연계체제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체제를 확립하고, 재정적인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차세대의 성장 동력과 기술로드맵을 제시하여 국가의 산업발전 정책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특히 지방자체단체나 기업지원 기관에서는 국가의 산업정책을 지역 차원에서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한편, 지역 산학연 각 주체들이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실행전략을 만들어 제시할 필요가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존재의 가치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 지나온 과거는 지역 중소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디딤돌일 뿐이다. 지금부터, 지역의 산학연 협력모델을 구축하여 전라남도 22,000여개의 중소기업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 내 대학, 연구기관의 우수한 전문 인력, 기술력, 장비 등 유무형의 자원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역 기업 육성의 핵심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김 응 곤>
순천대학교 교수
공학박사
금성정보통신(주) 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전남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순천대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단장 역임
현재 순천대학교 도서관장, 순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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